도산정신의 핵심, 정직과 통합


박의수(강남대 명예교수)

   정신이란 무엇인가? 일상 언어에서 정신이란 육체나 물질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마음이나 영혼을 가리킨다. 독일의 철학자 쉘러(Max Schller)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본질적인 특징은 정신(Geist)이라고 했다. 인간만의 특징이라고 여겨온 언어나 지능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 고유의 특징은 아니라고 했다. 

   비록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귀천이 없지만, 우리가 특별히 충무공, 슈바이처, 도산, 이태석 같은 분들을 추앙하는 까닭은 그들이 지닌 숭고한 정신과 고귀한 삶 때문이다. 정신은 보통 말과 글로 표현되지만, 행동이 따르지 않는 말이나 글은 공허하다.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은 사이비 지식인들의 언어는 거짓이며 세상을 혼란하게 할 뿐이다.

   여기서 ‘도산정신’이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온 삶에 녹아있는 핵심 가치이며 일관된 삶의 원칙이며 행동 원리를 의미한다. 우리가 특별히 계승해야 할 도산정신은 무엇인가? 그것은 힘과 정직 그리고 통합이다. 그것은 그의 말씀과 삶 속에 명료하게 드러난 도산정신의 핵심이다.

힘을 기르소서

상해에서 개최된 첫 3.1절 기념식 행사(1921.3)
상해에서 개최된 첫 3.1절 기념식 행사(1921.3)

  “내가 이에 간절히 원하는 바는 이것이외다. ‘여러분은 힘을 기르소서 힘을 기르소서’ … 참배 나무에는 참배가 열리고 돌배나무에는 돌배가 열리는 것처럼 독립할 자격이 있는 민족에게는 독립국의 열매가 있고 노예 될 만한 자격이 있는 민족에게는 망국의 열매가 있습니다. 독립할 만한 자격이라는 것은 곧 독립할 만한 힘이 있음을 이름이외다. 세상만사에 작고 큰 것을 막론하고 일의 성공이라는 것은 곧 힘의 열매입니다. 힘이 작으면 성공이 작고, 힘이 크면 성공이 크고, 힘이 없으면 죽고 힘이 있으면 사는 것이 하늘이 정한 원리요 원칙이외다.”

  1921년 상하이에서 도산 선생이 동지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16세의 소년 안창호가 청일전쟁으로 폐허가 된 평양 시가지를 목격하고 울분을 달래며 몇 날을 고심한 끝에 얻은 결론은 ‘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개인이든 국가든 독립된 인격과 주권을 유지하려면 힘을 길러야 한다. 이때의 각성은 도산 선생의 평생을 지배한 신념이 되었다. 

  도산이 생각한 힘이란 무엇인가? 그는 돈과 지식과 신용(정직)이 힘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했다. 그 후 힘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3대 자본축적론’을 제창했다. “속이거나 거짓말하지 아니하고 진실하여 ‘신용의 자본’을 동맹저축 합시다. 한 가지 이상의 학술이나 기능을 배우고 익혀 전문 직업을 감당할 만한 ‘지식의 자본’을 동맹저축 합시다. 각기 수입의 10분지 2 이상을 저축하여 금전의 자본을 동맹저축 합시다.” 이것이 힘을 기르는 구체적 방법이다.